퍼소나 구체성 구체적 페르소나

 

 

제품 기획을 할 때 가장 먼저 등장하는 문장은 대개 “우리 타깃은 20~30대 여성입니다” 같은 추상적 정의입니다. 많은 팀이 이러한 방식이 타당하다고 생각하지만, 실제로 이런 수준의 타깃 정의는 제품 전략 수립에 거의 도움이 되지 않습니다. 연령과 성별은 너무 넓고 모호하여 의사결정에 필요한 정보를 제공하지 못합니다. 예를 들어 28세 여성이라고 하더라도 직업, 소득, 하루 루틴, 디지털 활용 능력, 목표, 불편함, 우선순위는 완전히 다릅니다. 같은 나이여도 회사원, 프리랜서, 대학원생은 전혀 다른 행동 패턴을 보입니다. 결국 추상적인 타깃 정의는 “누구에게 맞춰야 할지 모르는 제품”으로 이어지며, 이는 기능 설계, UI 구조, 온보딩 흐름, 마케팅 메시지, 가격 전략 등 전반에서 일관성을 잃게 만듭니다. 반대로 “28세, 회사원, 반지하 자취방에서 홀로 살며 출퇴근 지하철에서 모바일로 정보를 소비하는 김민지 씨”처럼 구체적 퍼소나를 만들면 제품의 방향은 명확해집니다. 이 글에서는 퍼소나의 구체성이 UX 전략과 제품 설계에 어떤 차이를 만드는지, 그리고 토스·당근마켓 같은 기업들이 왜 극도로 구체적인 퍼소나를 활용하는지 분석합니다. 또한 구체적 정의를 위해 반드시 포함해야 하는 요소와, 행동 기반 분석이 왜 퍼소나 구체화의 핵심인지 단계별로 설명합니다.

구체적 페르소나가 제품 기획에 제공하는 실제 영향

구체적 페르소나의 가장 큰 장점은 팀의 의사결정 기준을 명확하게 만든다는 것입니다. 예를 들어 “20~30대 여성 사용자를 위한 온보딩을 설계하자”라고 했을 때, 팀원 각자는 서로 다른 여성을 떠올립니다. 누군가는 직장인을, 누군가는 대학생을, 또 누군가는 육아 중인 여성을 상상할 수 있습니다. 이처럼 추상적 타겟은 팀 내부의 해석 차이를 크게 만들고, 논의는 방해받습니다. 반면 “28세 김민지 씨라는 구체적 사용자”를 기반으로 논의를 시작하면 질문의 구조가 완전히 바뀝니다. 김민지 씨는 출퇴근 시간에 앱을 쓰는지, 모바일에 익숙한지, 서비스에 얼마나 투자할 의지가 있는지 등 실제 행동 전제에 따라 기획 방향이 구체적으로 잡힙니다. 구체적 페르소나는 기능 우선순위 선정에도 강력한 기준 역할을 합니다. 예를 들어 김민지 씨가 ‘시간 절약’을 중요하게 생각한다면 자동화 기능이 우선순위가 되고, 반대로 ‘안전성’이 더 중요하다면 인증 절차 강화가 우선됩니다. 또한 구체적 페르소나는 UX 카피라이팅에도 직접적인 영향을 줍니다. 초보 사용자를 기준으로 할지, 전문가를 기준으로 할지에 따라 문장의 톤·길이·어휘 선택이 다 달라지는데, 이는 추상적 타깃으로는 절대 만들 수 없는 디테일입니다. 팀 내부의 합의 역시 훨씬 빠르게 이뤄집니다. 구체적 페르소나는 회의에서 반복되는 불필요한 의견 충돌을 줄이고, 실제 사용자의 목표를 기준으로 자연스럽게 결론을 내릴 수 있게 합니다.

행동 기반 분석이 퍼소나 구체성을 높이는 핵심 이유

많은 기업이 퍼소나를 만들 때 인구통계적 정보만 채워 넣는 실수를 합니다. 나이, 성별, 직업, 소득 같은 정보는 설명하기에는 편하지만 실제 행동을 예측하는 데는 거의 도움이 되지 않습니다. 예를 들어 20대 여성이라고 모두 모바일 쇼핑을 선호하는 것은 아니며, 30대 남성이라고 모두 금융 앱에 능숙한 것도 아닙니다. 따라서 퍼소나 구체성을 높이려면 행동 기반 분석이 필수적입니다. 행동 기반 분석은 사용자의 실제 선택, 반복 패턴, 목표 달성 과정, 불편함, 우선순위, 회피 행동 등을 중심으로 퍼소나를 구성합니다. 이는 사용자의 상황과 맥락을 이해하는 데 매우 유효합니다. 예를 들어 김민지씨가 쇼핑 앱에서 가격 비교를 많이 한다면, 해당 퍼소나는 가격 민감성이 높은 사용자 군에 속하며 이는 UI 구조와 필터 전략에도 직접 영향을 줍니다. 반대로 특정 사용자가 클릭보다 검색을 선호한다면 검색창 노출 전략이 강화되어야 합니다. 행동 기반 분석은 사용자가 의사결정을 내리는 순간을 데이터로 관찰하여 ‘왜 그렇게 행동하는가’를 설명할 수 있게 합니다. 또한 인터뷰나 설문으로는 포착하기 어려운 디테일도 행동 데이터에서는 자연스럽게 드러납니다. 예를 들어 사용자가 추천 영역을 거의 누르지 않는다면 이는 신뢰 부족을 의미할 수 있고, 특정 버튼에서 반복적으로 이탈한다면 UI가 직관적이지 않음을 의미합니다. 행동 기반 분석을 통해 퍼소나는 단순 프로필 문서가 아니라 실제 행동을 기반으로 한 설계 기준이 되며, 기획 단계에서의 추측을 크게 줄여줍니다.

구체성이 만드는 사용자 중심 전략의 차이

구체적 퍼소나는 사용자 중심 전략을 실현하는 데 실질적인 도구 역할을 합니다. 예를 들어 김민지씨가 ‘빠른 결과’를 중요하게 여긴다면, 제품의 핵심 가치 제안도 자연스럽게 속도에 맞춰집니다. 이는 온보딩 단계 단축, 불필요한 설명 제거, 자동 추천 기능 강화 등으로 이어질 수 있습니다. 반면 같은 나이라도 다른 사람이 ‘안정성’을 가장 중요하게 여긴다면, 제품은 인증 절차 강화, 더 자세한 설명, 보안 관련 안내를 강화해야 합니다. 즉 같은 “20대 여성” 그룹이라도 구체적 페르소나에 따라 전략이 완전히 달라집니다. 구체성은 콘텐츠 기획에도 큰 차이를 만듭니다. 예를 들어 김민지 씨가 SNS에서 정보를 많이 얻는다면 홍보 전략은 자연스럽게 SNS 중심으로 재편되고, 반대로 이메일을 자주 확인한다면 이메일 캠페인이 더 효과적일 수 있습니다. 구체성은 제품 로드맵에도 강한 영향을 줍니다. 단편적 의견이 아니라 퍼소나 기반 반복 패턴을 기준으로 기능 우선순위를 설정하게 하므로, 조직은 고객의 핵심 요구를 중심으로 자원을 배분하게 됩니다. 또한 구체적 퍼소나는 스토리 기반 의사결정을 가능하게 합니다. "김민지 씨라면 이 상황에서 어떤 선택을 할까?"라는 질문을 팀 전체가 공유하면 논의가 훨씬 빠르고 명확해집니다. 결국 구체성은 제품 일관성과 고객 만족도를 동시에 높이는 전략적 도구이며, 추상적 타깃 정의로는 절대 만들 수 없는 깊이와 방향성을 제공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