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경주 남천 위에 놓인 월정교는 신라시대의 아름다움이 고스란히 남은 다리로, 낮에는 단정하고 밤에는 환상적인 빛으로 여행객을 맞이합니다. 특히 경주 월정교 야경은 신라의 고도와 현대의 조명이 조화를 이루며, 한국에서 가장 낭만적인 밤 산책길 중 하나로 손꼽힙니다. 봄철에는 다리 양옆으로 벚꽃이 흐드러지게 피어나고, 그 아래로 남천의 물결이 조명에 반사되어 빛의 파도를 만들어냅니다. 이곳은 단순한 관광지가 아니라, 신라의 역사와 자연, 그리고 감성이 교차하는 장소입니다. 월정교는 통일신라 문무왕 때 건립되었다가 훼손된 것을 2018년에 복원하였으며, 현재는 경주의 대표 야경 명소로 자리 잡았습니다. 밤이 되면 다리의 지붕과 난간, 하부 교각에 LED 조명이 켜지며, 붉은빛과 황금빛이 교차하는 화려한 장면을 연출합니다. 물 위에 비친 다리의 반영은 실제보다 더 깊고 넓게 퍼져, 여행자에게 마치 신라의 달빛 아래를 걷는 듯한 착각을 줍니다. 이번 글에서는 월정교의 야경 관람 포인트, 벚꽃길 코스, 교통과 주차, 주변 여행 루트를 중심으로 정리했습니다.
월정교 야경 관람 포인트와 벚꽃길 코스
월정교는 경주시 교동과 인왕동을 잇는 남천 위에 자리해 있습니다. 길이 약 66m, 폭 13m의 대형 목조 교량으로, 복원 당시 신라시대 목조건축 양식을 최대한 재현했습니다. 교각은 돌기단 위에 세워졌으며, 다리 위의 누각은 2층 구조로 되어 있습니다. 낮에는 단청의 화려한 색감이 눈에 띄지만, 밤에는 조명으로 인해 전혀 다른 분위기로 변합니다. 조명 점등 시간은 일몰 약 20분 후부터 밤 11시까지이며, 계절에 따라 약간의 차이가 있습니다. 가장 아름다운 시간대는 해가 완전히 진 후 30분에서 1시간 사이로, 하늘이 어두워지고 남천의 수면에 다리의 빛이 선명히 반사되는 순간입니다. 포토 포인트는 크게 세 곳으로 나뉩니다. 첫째, **남천 산책로 입구 데크 구간** – 다리를 정면에서 바라볼 수 있으며, 반영된 모습까지 한 장면에 담을 수 있습니다. 둘째, **다리 중앙 누각 내부** – 교량 위에서 바라보는 남천의 야경이 특히 아름답습니다. 셋째, **인왕동 방향 벚꽃길 구간** – 벚꽃나무 사이로 보이는 월정교의 지붕이 조명에 물들어 감성적인 사진을 남기기에 좋습니다. 벚꽃길은 월정교 동편 인왕동 방향으로 약 500m 이어지며, 봄철(3월 말~4월 초)에 절정을 이룹니다. 벚꽃이 떨어지는 시기에는 바닥에 꽃잎이 쌓여 마치 눈길을 걷는 듯한 장면이 연출됩니다. 산책로는 나무데크와 자갈길로 구성되어 있으며, 야간 조명이 곳곳에 설치되어 안전하게 걷기 좋습니다. 입장료는 없으며, 24시간 개방됩니다. 다리 양쪽으로 공영주차장이 마련되어 있고, 도보 3분 거리 내에 화장실과 쉼터가 있습니다.
주변 관광지와 여행 루트 안내
월정교는 동궁과 월지(안압지), 대릉원 고분공원, 첨성대와 가까워 경주 야간 여행의 핵심 동선으로 꼽힙니다. 하루 일정으로 구성한다면 ‘대릉원 → 첨성대 → 안압지 → 월정교’ 순서가 가장 효율적입니다. 각 지점 간 이동 시간은 차량으로 5~10분 이내이며, 대부분 도보로도 연결됩니다. 주차는 월정교 남쪽 공영주차장을 이용하시면 됩니다. 요금은 1시간 1,000원이며, 야간에는 무료 개방되는 경우도 많습니다. 대중교통 이용 시 경주시외버스터미널에서 600번 버스를 타고 ‘월정교 정류장’에서 하차하시면 됩니다. 정류장 바로 앞이 입구이므로 접근성이 뛰어납니다. 주변에는 남천을 따라 이어지는 산책로와 벤치 구간이 조성되어 있어, 야경을 감상하며 조용히 걷기 좋습니다. 봄철에는 벚꽃과 조명이 어우러지고, 여름에는 푸른 나뭇잎 사이로 다리의 붉은 조명이 반사됩니다. 가을에는 단풍이 남천의 물결에 스며들고, 겨울에는 눈 덮인 다리가 또 다른 고요함을 선사합니다. 야경 촬영 시에는 셔터 속도를 길게 하여 반영 효과를 극대화하고, 조명 반사가 강한 구간에서는 화이트밸런스를 낮추면 자연스러운 색감을 얻을 수 있습니다. 또한, 매년 봄 ‘경주 벚꽃축제’ 기간에는 월정교 일대에서 전통등불 전시, 거리공연, 야간 해설 프로그램이 열립니다. 이 시기에는 다리 위를 걷는 발걸음마다 낭만적인 풍경이 이어집니다.
물 위에 비친 시간, 경주의 밤을 걷다
월정교의 밤은 단순한 조명 관광이 아닙니다. 다리 아래로 흐르는 남천의 물결, 바람에 흔들리는 벚꽃, 그리고 그 위를 비추는 빛이 어우러져 시간이 멈춘 듯한 풍경을 만듭니다. 다리 위를 걷다 보면 신라시대의 왕과 문인들이 달빛 아래에서 시를 읊던 장면이 떠오르고, 조용한 음악이 흐르는 듯한 착각이 듭니다. 야경이 물 위에 반사되는 모습은 실제보다 더 깊고 넓게 느껴집니다. 이는 빛이 단순히 비추는 것이 아니라, 과거의 기억을 현재에 다시 새기는 듯한 느낌을 주기 때문입니다. 낮에 보던 월정교가 밤에는 전혀 다른 감정으로 다가오는 이유는, 그 안에 ‘빛의 예술’이 숨어 있기 때문입니다. 벚꽃길을 따라 걷는 마지막 구간에서 바라보는 다리의 풍경은 여행을 마무리하기에 완벽합니다. 바람이 잠들고 조명이 남천 위로 잔잔히 퍼질 때, 그 빛은 마치 시간을 거슬러 신라의 달빛 아래로 여행자를 인도하는 듯합니다. 경주 월정교 야경은 그 자체로 한 폭의 회화이자, 마음을 비추는 거울 같은 풍경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