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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주 <대릉원 고분공원> 천년 왕릉 산책

by woojoon 2025. 10. 2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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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릉원 관련 사진

경주를 여행하면 반드시 들러야 할 곳 중 하나가 바로 대릉원 고분공원입니다. 이곳은 신라 왕과 귀족들이 잠든 거대한 무덤군으로, 천년의 세월이 고요히 흐르는 경주의 상징 같은 공간입니다. 도심 한가운데 자리한 고분공원은 마치 시간이 멈춘 듯한 정적 속에서 고대 왕국의 위엄을 느낄 수 있는 곳입니다. 넓은 잔디밭 위에 부드럽게 솟은 봉분들은 멀리서 보면 자연의 언덕처럼 보이지만, 그 속에는 신라 왕과 귀족의 역사가 잠들어 있습니다. 특히 ‘천마총’을 비롯한 대표 고분은 내부 관람이 가능해, 무덤 구조와 유물의 원형을 직접 확인할 수 있습니다. 대릉원은 단순한 유적지가 아니라, 걷는 길마다 신라의 숨결이 스며 있는 산책형 역사공원입니다. 사계절마다 다른 풍경을 보여주는데, 봄에는 벚꽃이 고분 위를 덮고, 여름에는 초록빛 들판이, 가을에는 황금 단풍이, 겨울에는 흰 눈이 봉분을 감싸며 특별한 분위기를 만들어냅니다. 이번 글에서는 대릉원 고분공원의 관람 코스와 역사적 의미, 그리고 추천 산책 루트를 중심으로 안내드리겠습니다.

대릉원 관람코스와 고분의 역사

대릉원 고분공원은 경상북도 경주시 황남동에 위치하며, 약 12만㎡에 달하는 넓은 부지 안에 23기의 고분이 분포해 있습니다. 대표적인 고분으로는 천마총, 황남대총, 미추왕릉이 있으며, 대부분 신라 중·후기에 조성된 왕릉과 귀족묘로 추정됩니다. 입장료는 성인 3,000원, 청소년 2,000원, 어린이 1,000원이며, 관람시간은 오전 9시부터 오후 10시까지(동절기 9시~9시)입니다. 정문을 들어서면 초록빛 잔디길과 함께 봉분들이 줄지어 이어지며, 천천히 걸어도 약 1시간 정도면 한 바퀴를 둘러볼 수 있습니다. 가장 먼저 눈에 띄는 곳은 천마총입니다. 1973년 발굴 당시 금관, 허리띠, 말 장식 등 1만여 점의 유물이 발견되어 신라 왕실의 장례문화를 밝혀낸 결정적 계기가 되었습니다. 내부는 발굴 당시 모습을 복원해 일반인에게 공개되고 있으며, 고분의 구조와 실제 출토품이 전시되어 있습니다. 천마총 외에도 남쪽 방향에는 미추왕릉이 자리합니다. 미추왕은 신라 13대 왕으로, 전설에 따르면 그가 세상을 떠난 뒤 대나무가 무덤에서 자라 신라를 수호했다고 전해집니다. 황남대총은 남북으로 긴 이중 봉분 형태로, 한 무덤 안에 왕과 왕비가 함께 안치된 것으로 추정됩니다. 고분의 외형은 모두 둥근 봉분형으로, 내부는 나무와 돌로 쌓은 적석목곽분 구조입니다. 이는 신라의 장례 기술과 건축 기술을 동시에 보여주는 귀중한 유산입니다. 대릉원 내에는 안내판과 해설 프로그램이 운영되고 있으며, 하루 세 차례(오전 10시, 오후 2시, 오후 4시) 무료 해설을 들을 수 있습니다. 공원 곳곳에는 벤치와 쉼터가 마련되어 있어, 단순한 관람이 아니라 ‘산책하며 배우는 역사여행’이 가능합니다.

산책 루트와 여행 정보

대릉원의 대표 동선은 ‘정문 → 천마총 → 황남대총 → 미추왕릉 → 후문’ 순서로 이어지는 약 1.2km 구간입니다. 길은 대부분 평지로 구성되어 있어 어르신이나 어린이도 무리 없이 관람할 수 있습니다. 봄철에는 입구에서 천마총까지 이어지는 벚꽃길이 유명하며, 분홍빛 꽃잎이 바람에 흩날릴 때 고분과 어우러진 풍경이 인상적입니다. 여름에는 봉분 주변에 심어진 느티나무 그늘 아래에서 잠시 쉬며 역사와 자연을 동시에 느낄 수 있습니다. 가을에는 잔디와 단풍이 어우러져 따뜻한 색조의 사진을 남기기에 좋고, 겨울에는 고요함 속에서 봉분의 형태가 더욱 도드라집니다. 주차는 공원 인근 공영주차장을 이용할 수 있으며, 1시간 1,000원으로 운영됩니다. 대중교통 이용 시 경주시외버스터미널에서 10번 또는 11번 버스를 타고 ‘대릉원’ 정류장에서 하차하면 됩니다. 특히 대릉원 주변에는 첨성대, 교촌한옥마을, 월정교, 동궁과 월지 등 경주의 주요 유적이 밀집해 있어 도보 여행 코스로도 적합합니다. 추천 코스는 ‘대릉원 → 첨성대 → 안압지 → 월정교’ 순으로, 천년의 신라 문화를 하루 안에 체험할 수 있습니다. 관람 시에는 잔디 보호를 위해 봉분 위로 올라가지 말아야 하며, 삼각대나 드론 촬영은 지정 구역 외 사용이 제한됩니다.

천년의 고요 속을 걷는 순간

대릉원 고분공원을 걷는다는 것은 단순히 유적을 보는 일이 아닙니다. 그곳을 걷는 동안, 수천 년 전 신라의 시간과 지금의 현재가 한길 위에 겹쳐집니다. 햇살에 반짝이는 잔디, 바람에 흔들리는 나무, 봉분 위에 내려앉은 그림자 — 그 모든 것이 고요하게 이야기를 들려줍니다. 왕과 귀족이 잠든 곳이지만, 이곳은 어둠보다는 생명의 빛으로 가득한 공간입니다. 봉분 사이로 이어진 길을 걸을 때마다 여행자는 자연스럽게 속도를 늦추게 되고, 생각은 과거로 향합니다. 한때 찬란했던 신라의 왕도, 그 삶과 죽음의 흔적이 지금의 산책길 위에 남아 있습니다. 대릉원은 경주의 모든 역사와 감성이 응축된 장소이자, 여행자에게 ‘고요한 사색의 시간’을 선물합니다. 돌아보면 단순한 산책이 아니라, 시간 속을 걸은 듯한 특별한 경험이 되어 있을 것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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