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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을 이야기 "한양도성-백악구간"

by woojoon 2025. 9. 1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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도성관련 사진

한양도성길 백악구간 트래킹과 주변 카페 이야기

서울의 가을은 단풍으로 가장 화려하게 물듭니다. 특히 한양도성길 백악구간은 고즈넉한 성곽을 따라 걷는 길 위에서 가을의 아름다움을 온전히 느낄 수 있는 곳입니다. 창의문에서 출발해 숙정문을 지나 혜화문까지 이어지는 약 4.7km의 길은 북악산 자락을 따라 조용히 이어지며, 붉게 물든 단풍과 함께 서울의 역사를 품고 있습니다.

돌담을 따라 걷다 보면 성곽 너머로 서울 도심이 한눈에 내려다보이는데, 화려한 빌딩과 고즈넉한 성곽이 묘하게 조화를 이루는 모습이 인상적입니다. 숲속을 지날 때는 바람에 흔들리는 단풍잎이 머리 위로 비처럼 쏟아지고, 발밑에는 노란 낙엽이 융단처럼 펼쳐져 있어 걷는 발걸음마다 계절이 고스란히 전해집니다. 백악구간은 특히 조용한 분위기 덕분에 사색하며 걷기에 좋은 길이기도 합니다.

트래킹을 마치고 내려오면, 몸은 조금 피곤하지만 마음은 한없이 맑아집니다. 그리고 그 여운을 이어주는 또 다른 즐거움은 바로 주변의 아늑한 카페들입니다. 단풍의 감동을 커피 향과 함께 마무리할 때, 비로소 하루의 여정은 완성됩니다.

카페 하이브 – 성곽을 품은 풍경

혜화문 근처에 자리한 카페 하이브는 통창 너머로 성곽과 단풍을 함께 담을 수 있는 특별한 공간입니다. 높은 천장과 밝은 채광 덕분에 실내에서도 가을의 빛이 그대로 스며듭니다. 특히 창가 자리에 앉아 따뜻한 카푸치노를 마시면, 방금 걸어온 길 위에 남아 있는 단풍의 빛깔이 커피 향과 어우러져 마음에 다시금 번집니다. 조용한 음악이 흐르는 공간은 마치 가을을 위한 작은 무대처럼 느껴집니다.

카페 청운 – 소박하지만 깊은 휴식

창의문 인근의 카페 청운은 아담한 외관과 달리 들어서는 순간 따뜻한 온기를 느낄 수 있는 공간입니다. 원목 가구와 은은한 조명이 주는 포근함 속에서 핸드드립 커피 한 잔을 마시면, 단순한 음료가 아닌 진심 어린 위로를 받는 기분이 듭니다. 창밖의 가을빛이 커피잔에 비칠 때, 시간은 잠시 멈춘 듯 흐릅니다. 이곳은 백악구간을 걸은 이들의 발걸음을 붙잡는 고요한 쉼터와 같습니다.

카페 담장 – 예술과 계절이 만나는 곳

혜화동 골목에 숨어 있는 카페 담장은 작은 갤러리 같은 카페입니다. 벽마다 걸린 그림과 조형물들은 계절과 대화를 나누듯, 단풍의 색채와 조화를 이루고 있습니다. 향긋한 허브티와 부드러운 디저트를 곁들이면, 단풍길에서 느낀 감동이 한층 더 풍요롭게 다가옵니다. 창가에 앉아 석양빛이 물드는 하늘을 바라보면, 가을 하루가 시처럼 완성되는 순간을 경험할 수 있습니다.

글을 마치며

한양도성길 백악구간은 단풍이 가장 아름답게 빛나는 계절에 걷기 좋은 길입니다. 고즈넉한 성곽과 붉게 물든 단풍은 서울의 가을을 더욱 특별하게 만들어주며, 걷는 이에게 깊은 사색과 위안을 선사합니다. 그리고 산책을 마친 뒤 찾은 주변 카페에서의 따뜻한 한 잔은 그 감동을 조용히 가라앉히며 마음을 충만하게 채워줍니다.

올가을, 백악구간을 걸으며 단풍의 서정을 느끼고, 카페에서 계절의 여운을 곱씹는 시간을 가지신다면 그 하루는 오래도록 기억될 특별한 순간으로 남을 것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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